나도 [고함]을 지르고 싶다.나는
이 영화[고함] / 감독-배종대 , 단편영화(21분)/의 배우들이 겪고 있는 상황과 비교하여보았을 때, 상당히 많이 축복받은 생활을 영위하고있다.
그들과 같은 해외생활을 하고 있고, 유학생의 신분이긴 하지만, 본국의 축복받은 정보산업인프라와 값싸고 편하게 컴퓨터를 구입할 수 있는 풍요로운 국가에 태어나서 부모님과의 연락또한 언제든지 실시간으로 가능하며,매일 메신저로 화상대화까지 하고있다. 그 덕분에 생활도 많이 윤택한 것이 사실이며, 덕분에 대부분의 돈을 내가 읽을 책들에 투자할 수 있는것이 가능하다.
그 뿐만이 아니라 좋은 복지 혜택에 축복받아 학비는 아버지의 직장에서 100% 지급해주며,어느때나 친구들과 가족들에게 많은 격려와 기대는 물론이고 많은 물질적 지원을 받고 있다.(식비 아끼는 것은 나의 궁상에서 비롯된 일이라.. 그리 비참하지는 않음)
하지만, 영화의 주인공들과 내가 동질감을 느끼는, 동감할 수 있는 절대적인 한 부분이 존재한다.
'타국에서의 생활'
언젠가 전원책변호사가 토론 프로그램에서 이런 말을 했다.
'군대는 아무리 먹어도 배고프고 아무리 입어도 추운 곳이다'라고.
뭐, 유학생활은 군대처럼 엄청난 체력을 요구하진 않는다. 나같은 문과계의 학생은 그저 읽고 쓰고의 무한반복일 뿐.
하지만, 아무리 입어도 춥다는 말은 유학생활을 하고 있는 많은 학생들이 공감할 것이다.
혹자도 말 하듯이 일본은 정말 따듯한 나라다.
12월에 비가오니 말이다.(12월3일 현재 내리고 있군요) 대륙성기후인 우리나라와는 달리 해양성 기후인데다, 상대적으로 우리나라보다 위도가 낮기 때문이겠지. 하지만 이렇게 따듯한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난 춥다. 함께 웃어주고 울어주며 끈적끈적하게 만사에 서로 개입해왔던 친구들과도 떨어져 있을 뿐더러, 항상 먼저 내게 이야기를 걸어주시던 아버지나, 집에오면 반갑게 맞아주던 어머니와 여동생도 여기엔 없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영화 속 그 들은 본인보다 더 육체적으로 피로한 상태에서, 여러가지 편견과 불의가 악의를 가진 형태로 집적된 잔혹한 현실에 직면하였을 때, 과연 그 '엿 같은 빌어먹을 현실'이란 벽을 깨부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는지, 영화는 마지막에도 확실히 말하지 않았었다. 나의 공감은 여기서 시작과 끝을 맺는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돈이라던지, 음식으로 채워지지 않는 인간의 따스함. 분명 영화 내의 배우들에게 있어서는 따듯한 손을 내미는 사람이자, 나 본인에게 있어서는 가족이자 친구가 되어줄 누군가. 결국에 극중 배우들과 내가 바라는 것은 '인간', 과연 그들은 주변에 인간이 없음에도 끝까지 꺾이지 않았을까..
세상에 쉬운것은 없다고 했다. 나도 분명 앞으로 이것저것 해 나가며 앞으로의 인생을 터지고 깨진 '경험'이란 기록과 무언가를 달성한 '성취'라는 기록을 남기며 살아갈 것이다. 하지만,그들과 같이 사회적 약자로서, 또는 외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자신의 존재가 극렬하게 부정당하고 열정이 심하게 모욕당한다면, 난 분명 현실의 벽을 부숴버리고 꺾이지 않기 위해 악의와 나를 적대적인 동질화로 묶어버리겠지. 그런의미에서 그들은 정말 강인한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생각한다. 사회적 약자로서 정의를 부르짖는 것과 불의에 소극적이나마 타협하지 않는 것- 생활유지를 위한 처세술이라고 분석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을 보면, 어떤 의미에서든 결코 그들은 약한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인간에게 있어 인간은 무엇일까.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인간에게 인간은 단순한 타자로서의 존재가 아닌 온기를 나눌 객체이며, 함께 발을 디딜 상대가 되어줄 하나의 버팀목이라고. 서로에게 따듯한 손을 내밀지 않거나, 내밀지 못하는 인간관계는 결국 인간 대 인간이 아닌 문자 그대로 주체와 객체이며 존재와 비자아의 관계, 그 이상도 이하도 될 수 없지 않을까. 극중 배우들의 상황이 바로 그렇다. 자신의 존재를 부정하며 제대로 된 인간관계를 맺길 거부하는-인간이 아닌- 비자아는 과연 그들의 생의 의지를 꺾었을까.. 그들은 비자아에 꺾이지 않기 위해서, 살기 위해서 사는 것이 아닌 버티기 위해서 사는 것을 결심하지 않았을까.
외국인이라는 선입견 앞에 수 많은 부당한 처우를 받고, 스스로를 상처입혀가며 견디는 그 들의 영화속 생활이 지금의 무력한 내 자신의 모습과 끊임 없이 겹쳐져서, 슬픔이 멈추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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